ELSI 연구 경험

2022년에 한국의료윤리학회지에 ELSI 연구에 관한 논문을 하나 게재했다.

그 논문은 ELSI 연구가 엄격하게 규정된 방법론이나 범위를 갖고 있지 않으며 ELSI 연구가 수행되는 각 사회의 필요와 환경을 반영한다는 전제로 출발한다. 한국의 ELSI 연구도 한국 사회의 특성, ELSI 연구를 수행하게 된 다양한 거버넌스의 필요를 반영했다 할 수 있다.

한국은 1990년대 후반부터 생명과학에 집중적인 투자를 시작했고 같은 시기 사람유전자 지도 연구, 줄기세포사업단 및 맞춤의료사업단과 같은 대규모 사업과 함께 ELSI 연구를 지원하였다.그러나 한국의 ELSI 연구는 미국 NHGRI의 경우처럼 ELSI 연구에 관한 기획이나 평가를 기반하지 않고 다소간 연구지원기관의 정책이나 결정에 근거하여 수행되었다. 한국의 과학기술촉진법에 의해 Technology Assessment 를 필수적으로 수행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ELSI 연구를 총괄하는 기전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따라서 ELSI 연구는 거버넌스 관점에서 연구자를 규율하는 성격을 갖게 됨에 따라 한국의 ELSI 연구의 주제들은 비판적, 다양한 관점에서의 조망, 과학기술의 개발과 관련된 이해당사자의 경험 파악 등이 bottom-up 방식으로 발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관련 법규 및 정책 사례 연구 및 정책개발, 정책관련 이해당사자의 견해 조사와 같은 정책적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은 ELSI 연구 경험을 다룬 기존 문헌에서 발견할 수 있는, 그리고 NHGRI가 제시하는 연구의 두 방향이 모두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을 암시한다.

이 글에서는 한국의 ELSI 연구의 주요 사례를 연구보고서 및 출판된 논문을 중심으로 살펴보아 한국 ELSI 연구의 특성을 파악하고 한편 이와 같은 특성이 등장하게 된 맥락을 제시할 것이다. 지원기관의 관점에서 기획된 한국의 ELSI 연구는 따라서 비판적인 관점으로 연구를 성찰하기보다 연구 과정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견되는 법적, 윤리적 문제에 대한 정책적 이해 및 해결방안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이는 ELSI가 아니라 ELSI+, 또는 ELSIP라는 관점에 어울리는 접근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이어 한국의 ELSI 연구가 단순히 정책 개발도구의 기능에서 멈추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을 평가하는데까지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방안을 제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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